견딜 수가 없어서.
 
마음은 어디에도 전해지지 않고.
나는 앙코르와트로 떠나야만 하는걸까.
 
가을은 노-오-란 낙엽이 바람따라 지나간 길 처럼 쓸쓸하지.
기분을 달래기 위해 쓰디 쓴 다크 초콜렛을 두 조각 섭취하고
얼굴에 난 분홍 여드름 처럼 구렁텅이 투성이.
풀리지 않는 실타래.
인연을 끊는다면 어디쯤에서 끊어야 할 지
어떠한 선택이 가장 옳은 선택인지
수많은 가닥들과 적당한 길이 라고 판단되는 여러 위치 중에서
내 마음은 어디에 둘 수도 없고 끊을 줄도 몰라 계속해서 엉키기만 해.
 
아직까지 세상의 진리를 생각하는 늙은 피터팬.
마음은 탈무드에 나오는 부자들의 거울과 같아서
많다하니 창밖은 보이질 않아.
 
피터팬이 견디기 힘든 세상인거지.
그러니 세상에서 피터팬이 사라지는거지.
 
정답은 내가 타버려
증발하는 것.
 
진정한 가을이나 겨울 봄 즈음엔
다시 나타나서 말하겠지.
 
 
미안해. 그 때엔.
4년동안 매일같이 입어서 접히는 부분마다 여기저기 헤진 까만 청바지에
20년은 가뿐히 넘은 색바랜 회색빛 검은 피케셔츠
5년된 지퍼 손잡이마저 떨어져 나간 드럼 스틱가방과
6년동안 변하지 않는 취향인 세번째 검은 운동화. 
 
찾을것도 없고 찾고싶은것도 없이 무작정 나왔는데
오늘은 너의 생일이구나.
 
 
아아.
너에게 맞춘 내 모습인냥
나도 어디론가 떠나는 사람의 모습이야.
 
 
널 밀쳐낸 후로 나도 혼자 잘 살아보고 싶어서 무던히 노력하고 살았지.
몸 안 모든 신경이 눌려 움직이지 못한 채 침대에 누워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죽고싶다는 생각만 하는 내가 싫어서 정신을 차렸을 땐 몸이 버텨내지 못할 고된 일도 해봤고
너와 함께하는 내 미래에 관한 계획들이 무너져버리고 막막해서 무작정 돈도 벌어봤어.
한번쯤은 학교 앞으로 찾아 오지 않을까 학교도 꽤나 열심히 다녔지.
'너는 참 열심히 사는구나'라는 말을 들을 때 마다
스무살 때의 날 되돌아 보곤 텅 빈자리를 느끼곤 했어.
내가 생각한건 너와 함께하는것들 이었거든.
 
난 정말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하는데
이젠 모두 놓고싶다.
난 이제 어떻게 하면 좋으니.
"안녕. 집이니. 난 다른곳이야. 고마웠어. 괜찮아. 덕분이야. 잘 있지? 미안해. 그때 말 못했어. 널 걱정하게 했고 실망하게 했어 그땐 나 밖에 몰랐어. 항상 건강하길 바랄게."
아무렇지 않은척 하는 인사는
안녕.
아무렇지 않은척 하는 내 안부는
잘 지내.

너의 마음은 편안한 마음이길 바래서
"편안한 마음" 이라고 마음을 전했지.

외로움이 나의 정신과 육체를 옥죄고있다.
내가 예전같지 않다는 소리는 뒤에서 들으나 앞에서 들으나 이젠 지겹기 매 한가지.
현실성 없는 꽉막힌 지식과 고리타분한 사고방식으로 무엇을 전하려 하는가.
허세로 똘똘뭉친 높은곳에서의 시각으로 무엇을 길러보려 하는가.
학생들의 인생에 있어 마지막 배움터로서
학생들의 순수함을 지켜주고 바른길을 인도해 주어야 할 학교는 질서를 앞세운 권력의 전쟁터이고,
더럽긴 학생들도 같다.
양의 탈을 쓰고 남몰래 늑대의 짖음을 흘리는 이하의 것. 
 

좋아하는것을 말하라. 고 할때에 싫어하는것을 말하는것이 편한 나는, 그 어떠한 것도 동의하지 않는다.
 

 
업어키운 자식이 등에 칼을 꽂길 바란다.
마음이 마음을 신뢰했던 그 수 많은 시간은 무엇이었나.
감응도 사랑도. 이젠 당신과 나 사이엔 미동없는 정적만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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