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헤어졌을까.


거지같던 동네사람들과 그 역겹던 쓰레기 냄새들까지도.

찾았다.
백치 애인은 날 기다렸고. 나는 널 찾았다.
허나, 너와 나. 연인인 우리에겐 아무것도 없다.
그 때의 그 감응도 찬란한 기운도 따뜻한 기온도 불붙던 젊음도.
아무것도 없다.

남은것은 오랜시간동안에 수만번이나 지난 감정과
현재의 네 모습과 오버랩되는 내 기억속 너의 얼굴들.
모두가 지난 것들.


지금의 우리에겐 아무것도 없다.

 

나는 백치 애인이다.

진실되다.
 
나는 너에게 진실되다.
너는 나에게 진실되지 못하였더라도

내 이 감정은 감출수도 없이
헐벗은 마음이니. 
 

네 모든것이 거짓이었어도,
존재 만큼은 진실이었으니.
 
 
그저 고마워.
 
알수없는 냉랭한 느낌. 예쁜 글 솜씨. 내 마음에 쏙 드는 음악 선곡.
반짝이는 깊은 눈. 에곤쉴레를 닮은 코. 제임스딘을 꼭 닮은 특유의 우울한 표정.
 
 
나의 가을도 너와 같았어.
시리도록 그리웠어.
울고싶었지만 울지 않았던 어른 둘.
-마음이 아파 울고싶었지만 울지 않아 목이 아프다.
먼 훗날 멀리 멀리 있어도 정말 자주 보고싶을것 같은 사람.
같다는 생각을 해.
심장이 터져 흩어져버릴지 몰라.
 
마지막날의 마지막인사와 같았던 오늘의 인사.
난 왜 이렇게밖에 말하지 못할까.
지금도.
냉소적인 감정인냥 포장해버린 상투적인 언어와 질문.
 
정말 여전하구나.
말투. 글에서 전해오는 음성, 표현, 표정, 날 만나기전에 잃어버린듯한 메마른 감성.
아무런 희망도 빛도 보이지않는.
아주 오래전 내가 알던 너의 모습.
 
 떼쓰다. : 괜찮아. 아파. 밥을 많이먹었어. 굶었어. 배가 펑 터져버려 죽고싶었어. 굶어서 그대로 죽고싶었어. 죽고싶었어. 질렸을꺼야. 나도 내가 질려. 남은게 없어. 내 삶도, 꿈도, 사랑도. 예전처럼 내가 시간을 보내면 좋겠어. 현재의 나는, 시간이 날 이끌어가. 시간속에 버려진 시한부야.
 
내가 떼쓰는 모습.
예전의 너와, 지금의 너와 많이 닮았구나.
 
 
 
 
"다시 고귀하고 빛나게 살았으면 좋겠어."
 
 
 
 
 
히카리. 네가 본 나의 빛나던 모습은 어디있을까.
잠시 보자기로 덮어둔것일까. 아니면 그런 빛같은건 내게 어울리지않아, 바래버린걸까.
나는.
여기저기 찾아봤어.
찾을 수 없었어.
찾으려고 했는데 찾을 수 없었어.
그래서 간절해.
"아니야."
"응."
"변하지않아."
"아니."

꿈에서도 환상과 희망까지 끊어버리는 내 부정적인 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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